英 성병 클리닉에서 환자가 쏟아졌다…'원숭이 두창’ 어떻게 퍼졌나

작성자: 소봉의환
작성일시: 작성일2022-06-09 13:27:37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0815703?sid=104

정액 감염 안되는데, 젊은 남성 동성애자에 집중
학계 “우연히 동성애 집단에 유입된 듯”
전세계 1970~80년대 천연두 백신 중단
40~50대 이하 젊은층 면역 없어
성인보다 어린이 증상 더 심해...사산 위험도

천연두와 유사한 서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 두창(痘瘡·천연두·monkeypox)이 유럽과 북미를 넘어 중동인 이스라엘까지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우리 방역 당국은 유입에 대비해 검사체계를 구축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방역당국은 원숭이 두창 환자가 20~50세 남성 동성애자에 집중된 점에 주목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英 확진자 대부분, 성병 클리닉에서 발견

원숭이 두창은 천연두(두창·痘瘡)와 같은 인수(人獸)공통 감염병으로, 주로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이다. 1958년 두창과 비슷한 증상이 독일의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나타나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후 1970년 콩고에서 처음으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뒤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달 초부터 유럽 각국에서 감염 사례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영국을 시작으로 스페인·포르투갈·독일·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이탈리아에서 환자가 나왔다. 이후 캐나다, 미국, 호주를 넘어 이스라엘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긴급 자료를 발표하고 “원숭이 두창 환자가 퍼지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총 12개 국가에서 120여 건 원숭이 두창 감염 및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이날 발표 이후 스위스와 이스라엘에서 확진자가 추가 확인되면서 발생국은 14개로 늘었다.

원숭이 두창이 지난 2018~2019년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에서 환자가 확인된 적이 있지만,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원숭이 두창 환자들은 아프리카 여행 이력이 없는 20~50세 남성 동성 및 양성애자들에 집중됐다.

영국 원숭이 두창 확진자 대부분은 성병 클리닉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영국 HIV 협회 회장인 클레어 듀스냅 박사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더 많은 환자가 확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감염 만연, 거리두기 해제로 재확산되는 듯”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처럼 공기 중에서 전파되지도 않을 뿐더러, 환자의 체액, 침방울이나 고름을 통해 옮겨가지 정액을 통해 퍼지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에이즈처럼 직접 성교보다 밀접 접촉이 감염의 원인일 것으로 본다.

WHO는 “성행위는 (감염을 일으키는) 밀접한 접촉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맥킨타이어 교수는 “우연히 남성 동성애 집단에 유입됐고, 바이러스가 계속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 방역 당국은 원숭이 두창이 지역사회에 널리 퍼졌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런던열대의학대학원(LSHT)의 데이비드 헤이먼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산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2018~2019년 영국 이스라엘 등에서 확인된 원숭이 두창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낸 스콧 고틀립 화이자 이사도 미 CNBC 인터뷰에서 “잠복기를 감안하면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은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 휴가철을 계기로 원숭이 두창 확산세는 더 거세질 수 있다.

(중략)

발열 두통 주요 증상...치명률 1~2% 낮지 않아

원숭이 두창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발열과 두통, 근육통, 근육통 등이 초기 증상이다. 이후 피부에 수포와 딱지가 생기는데, 얼굴은 물론 생식기 등 몸 전체로 번지기도 한다. 별다른 치료 없이 2~4주 내 회복하지만, 중증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최근 유럽에서 발견된 서아프리카형 변이의 치명률(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은 1~2%로 누적 코로나 치명률(1.2%)와 유사하다. 다만 코로나가 변이를 거치면서 치명률이 0.1%정도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최대 20배의 치명률을 보인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성인보다는 어린이들의 증상이 심하고, 임신부는 사산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고위험 밀접 접촉자들에게 21일 동안 자가 격리하고, 면역저하자, 임산부 및 12세 미만 어린이와의 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는 1970년대 초부터 천연두 백신 접종을 중단, 50세 이하 인구는 천연두 면역이 거의 없다. 한국도 1980년대 천연두가 박멸되면서 천연두 예방 접종은 중단한 상태다. 전세계 인구 70%가 천연두에 면역이 없고, 이에 따라 원숭이 두창 같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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